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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바닥이라고 생각할 때 보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 😀시청하기 2021. 9. 6. 09:00반응형
남의 불행을 나의 행복으로 삼지 말라는 말이 있다. 불행 중 다행인지, 드라마의 주인공을 보면서 나의 삶은 바닥은 아니라고 최악이 아니라고 되뇌이곤 한다. '나의 아저씨'의 모든 내용은 나의 불행을 보듬어주고,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는 말을 해주는 내 인생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로 꼽을 수 있겠다.
내 인생 최고의 드라마를 꼽자 하면, '네 멋대로 해라', '그들이 사는 세상', '나의 아저씨'를 꼽는다. 한 마디로 대사 한마디 한마디 심금을 울리는 드라마를 좋아한다.
이미 몇 년이 지난 영화고, 나는 아이유의 지독한 팬심을 가슴에 담은 아저씨라 객관성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이 드라마를 꼭 영업하고 싶다. 내가 10년이 지난 드라마를 인생드라마로 꼭는 것처럼 말이다.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내 직장동료 같다.
난 아이유를 좋아하는 아저씨 팬이다. 하지만 이 부분을 드러내고서 이 드라마를 보더라도, 집안일로 고민하는 내 직장동료를 떠올리게 되고, 나는 별 일 아닌 것 같지만 인생의 전부같은 고민을 하는 내 후배 동료같기도 하다. 이 모든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모든 배우들의 연기는 내가 아는 직장동료, 상사, 내 친구인 것만 같다. 무거운 분위기가 싫어서 이 드라마를 보고 싶지 않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모든 인생은 밝음과 어두운 면을 갖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이 드라마의 어두움을 보면서 나의 밝은 면은 무엇인가 고민해보는건 어떨까 싶다.
드라마 전체에 위로가 가득하다.
이 드라마는 1회부터 16회까지 모든 회차가 위로로 가득차있다. 나는 여자친구도 있고, 좋은 직장동료도 있고, 친구들도 많다고 자부하지만 그들에게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확률은 굉장히 적다. 어렸을 땐 친구에게서 위로를 받지만, 나이가 들면 그것도 쉽지 않다. (내 나이는 34살이다. 나이가 너무 많다.)
이 드라마에는 40대 아저씨들도 나오고 아줌마도 나온다. 20대의 젊은 남녀도 나온다. 그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에게 화를내고 화해한다. 그 방법들이 투박하긴 하지만, 때로는 이런 투박한 방식으로 위로를 받고 싶은 떄가 오는데, 그것이 바로 이 드라마에 모두 포함돼있지 않나 싶다.
나와 내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송은이 님이 '나의 아저씨'를 울면서 리뷰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드라마의 모든 등장인물의 사연은 실패를 기반으로 한다.
드라마의 모든 주인공은 기본적으로 실패를 기반으로 한다. 인터넷상의 기준을 빗대면 하나도 빠짐없이 모든 인물이 다 실패한 인물들이다. 바람피는 부인을 둔 남편, 빚쟁이 여자 주인공, 사채업자, 성공한 적 없는 감독 등등.. 우리는 이런 실패한 인물들을 보면서 내심 걱정을 내려놓기도 하고, 나를 다독이기도 한다.
대부분의 드라마가 성공한 자를 기반으로 주변인물이 흘러간다면, 이 드라마는 실패한 사람들끼리 모여 공동체를 만드는 과정에 대해 보여준다. 새로운 실패자가 등장하면 그 사람을 위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성공의 울타리를 만들어주는 과정 또한 위안을 얻을 수 있다.
해피엔딩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살아갈 수 있다.
이 드라마는 모든 등장인물이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다. 결말 부분을 봐야지만 이해할 수 있기에 더 이상의 스포일러는 어렵다. 다만, 이 드라마는 16시간 내내 말을 하고 있다. 해피엔딩이 아니어도 괜찮다. 그래도 괜찮다. 잘했다. 라는 말을 수없이 건내주는 좋은 드라마라고 말해주고 싶다.
우리는 해피가 아니더라도 살아갈 수 있고, 엔딩이어도 다시 이어갈 수 있다. 이 드라마에서 나는 이러한 작은 감정과 의미들을 깨달을 수 잇었다.
이 드라마에 대해 새벽녘에 간단히 적어보았다. 내가 이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을 수 있겠구나" 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있는지 없는지는 몰라도, 이런 마음가짐이 내일도 나를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가장 큰 힘이 된다.
드라마 하나로 인생이 바뀔 순 없겠지만, 나는 정말 많은 것을 바꿨다고 생각한다. 냉소적인 태도와 말투부터 행동까지. 그것만 바꿔도 생각보다 인생은 많이 바뀐다는 것을 느낀 34살의 포스팅이었다.
* 극 중에 남자(장기용)이 여자(아이유)를 때리는 장면이 나오긴 한다. 이 장면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남자가 여자를 떄리는 폭력적인 씬이 무분별하게 들어간 것은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
나는 남자고, 이 드라마의 애청자고, 아이유의 팬이기 때문에 나의 의견은 묻힐 확률이 굉장히 크지만. 이 드라마는 남녀갈등을 조장하지도 않고, 어느 하나를 쓰레기로 만드는 드라마가 아니다.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이 있고,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드라마일 뿐이다.
너무 남녀갈등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으면 한다. 조금만 마음의 문을 열고 이 작품을 감상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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